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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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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읽어도 마음 아픈 책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난 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남다를 것입니다.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죽음은 언제나 '갑자기' 찾아옵니다. 이 책은 유품정리사로 활동하는 김새별과 전애원이 함께 쓴 공저입니다.

 

  • 제목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저자 김새별 전애원
  • 출판사 청림출판
  • 가격 14,500원
  • 출판년도 2020년 9월 29일 / 10쇄 2021년 11월 19일

 

저도 직업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수많은 장례를 치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과 죽음의 현장을 직접 목격한 사람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 책은 정지된 삶의 현장을 직접 찾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삶이란 도대체 뭘까요? 문득문득 드는 생각이 삶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자, 죽음을 저항하는 방어 수단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운명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삶은 죽음을 향해 질주는 열차와 같다고 말합니다. 논리적으로는 합당할지 몰라도 서정적 의미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이 책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유품정리사로서 나의 경험을 통해 당신이 지금보다 주변 사람들을 더 소중히 여기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게 되되기를 나의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그냥 사는 것과 감사하며 산다는 것의 차이를 깨달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15

 

저도 작년 부모님을 두 분을 몇 달 사이로 모두 떠나 보내고, 수년 전에 아내를 떠나 보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겹치면서 책을 읽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엄마의 사랑을 지독히 받고 싶었던 어떤 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범죄학은 사람들이 죄는 원인과 과정, 그리고 징벌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죄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 중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자신만의 슬픔과 공허가 깊이 자리한 사람도 있습니다. 막노동을 하면서 술을 마시고, 도벽에 중독된 한 남성의 이야기는 저마저 마음 아프게 합니다. 아이들이 자라 떠나고, 부인도 돈을 벌기 위해 떠나고 혼자 외로이 집을 지키는 남성, 일을 하고 들어와도 아무도 없는 어둡고 조용한 집. 그 공허함을 이기지 못하고 남의 물건에 손을 댄 것입니다.

 

그는 물건을 훔칠 때만 외로움을 잊을 수 있었다. 집 안에 물건을 쌓아 놓으며 공허한 마음을 채워갔다. 그러나 마음은 결코 물건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외로움이 주는 고통이 너무나 컸던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59

 

읽기 쉬운 책은 아닙니다. 내용이 어려운 게 아니라 마음이 어렵습니다. 저도 작년에 이 책을 구입했지만 몇 번을 중단했습니다. 읽다 울고, 울다가 다시 집어 넣고를 반복했습니다. 책의 인쇄본이 10쇄를 넘은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마음 외로울 때 가끔 꺼내 다시 읽곤 합니다. 모두에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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